12월 18일 월요일
“보라, 그날이 온다!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.” 이
말씀처럼 ‘세상에 공정성과 정의를 이루실’분께서 탄생하실 날이 점점 가까이
오고 있습니다.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배경을 설명합니다. 중심
인물로 등장하는 요셉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인 만큼 그의 입장과 처
지는 어떠하였을지 곰곰이 생각하여 봅시다.
자신의 약혼녀와 혼인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다가, 별안간 그가 임신하
였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을 때 요셉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요? 당
황스럽기도 하고 배신감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을 것입니다. 그래서 곧장 유
다인들의 관습에 따라 본인의 억울함을 풀려고 행동할 수도 있습니다. 심
하게는 돌을 던져 그를 죽일 수도 있었고(신명 22.23-27 참조), 사람들 앞에
서 갖은 모욕과 창피를 주고 나서 멀리 내쫓아 다시는 고향에 발붙이지 못하
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었습니다. 그러나 ‘의로운 사람’이었던 요셉은 약혼녀
가 곤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, 남모르게 파혼 절차를 밟으며 일
을 수습하려고 합니다. 그러던 가운데 꿈에 나타난 주님의 천사! 도무지 이
해할 수 없는 명령을 내립니다. 마리아를 그대로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것입
니다. ‘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? 왜 내가 그런 희생을 받아들여야 하는 가?’ 이
해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요셉은 천사의 명령을 그대로 따릅니다. 그것이 하
느님께서 오래전부터 마련하신 구원 계획이었음을 믿었기 때문입니다.
요셉이 참고 이겨 낸 자기희생과 순종 덕분에, 다윗의 후손에게서 구원
자가 나오리라는 약속은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. 성령으로 잉태된 아기는 아
버지가 된 요셉의 보호 아래 장성하여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고, 만민의 구
세주가 될 수 있었습니다. 이처럼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묵묵히 헌신한 요셉
성인을 공경하며, 우리도 그를 본보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. 주님의 말씀
과 명령이라면 그 어떤 삶의 문제보다 앞세울 수 있는 마음과, 이를 가까이
따를 수 있는 용기를 주님께 청합시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